2024년 차가운 겨울 시작했던 프리코스, 어느덧 레벨 2의 안녕과 함께 올해도 어느덧 반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갔다. 올해는 나에게 유독 특별한데 우테코 때문도 있지만, 어느덧 29살이라는 곧 서른이라는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믿기지가 않는다. 내가 곧 서른이라니...
아직도 스무 살 무렵 신나게 친구들과 들떠 술에 찌들어 살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지날수록 스무 살 청춘을 함께 했던 친구들도 하나 둘 멀어져 갔다. 친구들과는 일 년에 한두 번, 길게는 3년, 4년 넘게 안 본 친구들이 점점 늘어갔다. 대신 작년에 들었던 안드로이드 부트캠프와 우테코를 통해 새로운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인연들 덕에 나는 계속 성장했고, 지금도 성장하고 있다.
좋은 개발자란 무엇일까?
레벨 2에 내가 가장 고민했던 문제는 좋은 크루, 같이 함께 일하기 좋은 동료란 무엇인가? 였다. 이 고민을 하게 된 계기는 동료 크루와의 일련의 일을 겪고서 내가 남에게 요구하는 모습을 과연 나는 잘 행하고 있는가? 나는 좋은 크루, 좋은 사람이라고 할 수 있는가? 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기 때문이다. 제임스와의 이 질문을 주제로 원온원을 하게 되었는데 당연하게도 답을 찾을 수 없었다. 이건 코치님들이 알려주시는 것도, 강의를 통해 학습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오직 나 스스로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였기 때문이다.
레벨 2 동안엔 이 고민을 계속하며 내가 동료 크루들을 대하는 태도와 언행에 대해서 매번 리마인드 하며 스스로 개선해 나가야 할 부분들을 찾아갔고 이에 대한 답을 나는 동료 크루의 미션을 도와드리면서 찾아가게 되었다.
정말 부끄럽게도 동료 크루분의 미션을 도와드리면서 왜 이것도 못하지? 라는 생각을 했었다. 이러한 생각은 내 말에도 고스란히 전달되었을 것 같아 사과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
이러한 자각을 하게 된 계기는 더욱이 내 꿈 때문이었다. 개발자로서의 목표 또는 꿈이라고 하면 다양한 생각들이 있을 것 같다. 네카라쿠배당토 같은 남들이 모두 다 아는 좋은 회사를 가서 성장하고, 명예를 얻는 것 또한 아주 훌륭한 목표라고 생각한다. 내 목표는 멘토가 되는 것이다. 이런 꿈을 얻게 된 계기는 내 멘토님 덕분이다. 25살의 나이에 대학교에 가서 개발을 시작하고 3년간 얻은 것이라곤 고작 안드로이드에 대한 흥미였던 나에게 멘토님은 개발을 사랑하게 만들어주셨다. 자세한 계기는 여기에... 회고글
나의 첫 회고
원래는 길고 길었던 앱 스쿨이 끝나고 첫 회고글을 작성하려 했다. 하지만 오늘 첫 멘토님과의 만남, 앱 스쿨 커피챗을 통해 정말 많은 깨달음을 얻었기에 이때가 아니면 이 감정과 생각을 전달
chanho-study.tistory.com
그 이유야 어찌 됐건 멘토라는 목표를 가진 놈이 저런 생각을 하다니 미친놈이다. 스스로 정말 많이 후회하고 또 반성했다. 그래서 마음가짐을 고쳐먹고 언젠가 내가 멘토링을 할 그날에 내 모습을 연습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임하며 도움을 드렸다. 그랬더니 오히려 내가 더욱 몰입하고 더 열정적으로 임하게 되었고 그 결과 크루분의 코드를 본인보다 내가 더 잘 알게 되어 버렸다.
심지어는 밤을 새워가며 크루분의 버그가 있던 코드를 싹 다 갈아엎어서 수정하기도 했다. 다만, 이렇게 나 혼자 수정해 버리는 게 절대 좋은 방향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음 같아선 처음부터 페어프로그래밍으로 다시 다 만들고 싶었지만, 현실적으로 미션 제출이 급급해서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레벨 2를 하면서 잠을 거의 안자다 시피했던 것 같다. 레벨 1에서도 동료 크루분들에게 잠 좀 자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레벨 2에선 그것 보다 더 안 잤다. 아니, 정확히는 못 잤다. 매일 11시 퇴근을 하고 집에 도착하면 12시가 훌쩍 넘어갔는데 디노와의 미라클 모닝을 하면서 6시에 일어나다 보니 하루에 많아야 4시간에서 5시간을 잤던 것 같다.
물론 집에서 캠퍼스로 이동하면서 쪽잠을 자긴 했지만 밤을 새우게 되어 40시간을 안 잤던 적도 있다. 근데 이건 절대 절대 다시는 하면 안 되겠더라.. 밤을 새워서 짠 코드는 제정신에 짠 코드가 아니었다. 온갖 버그 투성이어서 이걸 고치는데 오히려 시간을 더 소모했다. 또한 나 스스로 정상적인 사고가 불가능한 것을 느꼈다. 그렇다고 40시간을 안 자야지 하고 안 잔 건 아니다. 그냥 시간을 자각하고 나니 40시간이었다.
레벨 2 빨리 끝나라..
레벨 2 기간에 갑작스럽게 일어난 개인적인 일로 지난날의 기억하고 싶지 않던 기억들이 떠오르게 되었다. 이 또한 인간 관계에 대한 문제였는데 아이러니하게도 레벨 2에서 가장 힘들었던 문제도 인간관계였다. 이로인해 내게 레벨 2는 너무나, 정말로 너무나 힘든 시간이었다. 오죽했으면 레벨 2가 빨리 끝나길 간절히 빌었다. 이게 극에 달했을 때는 캠퍼스에서 하루 종일 누구와도 말을 하고 싶지 않아서 몰래 숨어있을 생각까지 했다.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만났기에 이해하고 또 이해해야 하는 문제였지만 내게는 너무나 벅찬 일들의 연속이었다.
그러다 보니 페어프로그래밍에 대한 부담이 너무나 컸다. 평소 추구하는 방향이 다른 크루와 페어가 되는 것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도 있었지만 그냥 순수하게 페어 프로그래밍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피로도가 너무나 컸다. 이런 생각이 극에 달했을 무렵 마지막 페어에 만난 페어는 이런 걱정에 대한 해소를 넘어서 나를 정말 행복하게 해 주었다. 마지막에 만난 페어는 그동안 만난 페어 중 가장 편안했다. 만약 다시 페어프로그래밍을 해야 한다면 꼭 이 크루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 만큼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마지막 미션이 워낙 어려웠던 터라 페어룸을 안드 크루들이 점령했었는데 우리 미션 하기에도 급급한 상황에 계속 다른 크루들이 와서 질문을 던지고 가는 와중에도 그냥 같이 정신이 나가버려서 미친 듯이 웃어버렸었다. 아이스크림을 먹다 나한테 꼬부기를 해버렸는데 그 마저도 그냥 너무 웃기고 행복했다.
막상 돌아보면 사람 때문에 힘들었지만 사람 덕분에 버틸 수 있었던 것 같다. 미션을 진행하다 보니 매일 함께 캠퍼스 마감시간까지 남게 되는 크루들이 있었는데 놀랍게도 다 퇴근하고 나면 매일 같은 사람 셋만 남게 되었다. 그래서 우리들을 미션에 떠밀려 미처 캠퍼스를 떠나지 못하는 우테코의 망령들이라 해서 망령팟을 결성하게 되었다.
망령팟과 함께 매일 11시까지 야근하기도 하고 가끔 금요일 저녁이면 치맥을 하며 서로의 고민과 힘든 점들을 털어놓았다. 망령팟은 나에게는 기댈 곳이었고 레벨 2를 버틸 수 있게 해 준 안식처였다. 그래서 더욱이 레벨 3이 돼서 캠퍼스가 달라질까 걱정이 정말 크다. 더욱이 나는 의존적인 성격이기에 이들과 멀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걱정이 큰 것 같다.
기술적인 성장 그리고 좋은 동료로써의 성장
레벨 1, 레벨 2 동안 여러 리뷰어님들과 리뷰를 주고받으며 기술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다. 그중에서 가장 감사한 리뷰어님은 두루였다. 두루는 기술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내가 레벨 2 동안 계속 고민하던 같이 일하기 좋은 동료로서 성장할 수 있게 해 주셨다. 두루를 만난 건 영화 극장 미션이었는데 정말 많은 고봉밥 리뷰를 남겨주셨다.


두루와 리뷰를 주고받으며 좋은 코드에 대한 답을 스스로 찾을 수 있었다. 좋은 코드란 멋지고 화려한 문법으로 치장된 코드가 아니라 동료가 읽기 쉬운 코드인 것 같다. 이 깨달음을 계기로 다음 단계 미션에선 항상 페어의 의견을 물으며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코드인지, 만약 아니라면 과감하게 버리는 식으로 진행했다.
개인적으로 아키텍처나 디자인 패턴을 좋아해서 자주 남발하는 버릇이 생겼다. 미션 중 배우지 않은 레포터토리 패턴을 쓰면서 반란을 일으킨 적이 있는데, 보기 좋게 제이슨에게 제압당한 기억이 난다. 두루와도 아키텍처에 대해 의견을 나눴던 적이 있는데 여기서도 정말 큰 깨달음을 얻을 수 있었다.
아키텍처나 디자인 패턴을 사용하는 이유는 결국 관심사를 분리함으로써 복잡성을 줄여 지속 가능한 코드를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 과정에서 아키텍처와 디자인 패턴은 일종의 수단과 방법일 뿐 이 수단과 방법을 잘못 사용하거나 적절하지 않은 상황에서 사용한다면 오히려 나쁜 코드를 만들게 된다고 생각한다. 때문에 아키텍처와 디자인 패턴에 몰입되지 말고 이를 사용하는 목적과 이유에 대해 더 집중한다면 이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 같다.

레벨 2 끝! 여행가자 ~

레벨 2가 끝나고 레벨 1때 만났던 레아조 분들과 함께 남양주로 여행을 갔다. 이든이 너무 좋은 숙소를 찾아주신 덕에 너무나 좋은 시간을 보내고 레벨 2 동안 힘들었던 것 들을 다 디톡스 할 수 있었다. 다양한 게임을 했는데 전직 딜러 밀러의 화려한 카드 솜씨덕에 다들 감탄하며 도둑 잡기 게임을 했다.
저녁 식사 시간에 바베큐를 해 먹었는데 감사하게도 고기 굽는 권한을 위임해 주셨다. 고기 굽는걸 좋아하다 보니 열심히 구웠다. 다들 맛있게 드셔주시는 모습이 너무나 감사했는데 문제는 내가 버섯을 안 먹는지라 버섯을 구울줄 몰라 버섯은 이든이 구워주셨다.

식사 시간이 끝나고 다 같이 지락실에 나오는 딸기 바나나 사과 모과 게임을 했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신기하게도 다들 술 없이 너무 재미있게 놀았다. 맥주 피처 2개를 사갔는데 다음날 보니 하나가 거의 그대로 남아 았더라. 여행을 가서 술을 이렇게 적게 마신 게 처음인데 오히려 술을 마셨을 때 보다 너무 신나게 놀았다.
특히 할머니 게임을 할 때 이든의 벤자민 발음 때문에 너무 웃다가 과호흡이 올 뻔했다. 그저 순수 재미인 사람들만 모이다 보니 술 없이도 밤새 웃고 떠들며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덕분에 다음날 일어나 보니 너무 웃어서 배에 근육통이 생기고 게임하다 맞은 인디언밤 덕에 등이 아렸다.
다음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택시가 안 잡히다 보니 버스를 타야 해 뜨거운 땡볕 아래서 버스를 기다렸는데 그렇게 힘들다 잡은 버스도 내릴 곳을 한 정거장 지나쳐버렸다. 문제는 그 한 정거장이 대교를 타고 강을 건너 섬으로 들어가는 구간이었다.😂 평소 이든을 길치라고 놀렸는데 이때부터 다 길치가 돼버려서 더 이상 길치라고 놀릴 수 없게 되었다. 🥲
그래도 이 덕에 팔당댐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고 너무나 아름다운 자연경치에 넋이 나가버렸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는데 심지어 그렇게 탄 버스도 한 정거정을 먼저 내려서 또 다음 정거장까지 걸어가야 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반복되는 실수와 무더운 날씨에 짜증이 날 법도 한데 누구 하나 투정 부리는 사람 없이 다들 긍정적으로 바보같이 웃으며 걸어갔고 레아조분들이 정말 좋은 분들이란 것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마지막 잠실로 가는 버스가 배차 중인 버스가 없어 잠시 화장실을 갔는데 이때 갑자기 버스가 1분 전이 찍혔다. 나는 그것도 모르고 느긋하게 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다들 호들갑을 떨더라. 근데 호들갑이 아니었다. 정말 마지막 잠실에 도착하는 그 순간까지 한 시도 방심할 수 없는 무한 콘텐츠 공장이었다.
그렇게 우여곡절 끝에 잠실을 지나 집에 도착했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을 남길 수 있었다. 기회가 된다면 꼭 레아조와 또 여행을 가고 싶다. 그때는 레아도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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