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분명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할 때가 있다. 그 도움의 크기가 크던 작던 도움을 요청하는 것은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나 역시 그러했고 최근 취업을 준비하며 많은 고민과 어려움이 있었기에 한 번쯤 이 고민들을 털어놓고 조언을 듣고 싶었다. 분명 주위에 도움을 요청할 사람은 너무나 많았지만 그 관계가 가까운 사람이던 먼 사람이던 먼저 선뜻 도움을 요청하기란 쉽지 않았다.
이런 고민들을 하던 찰나, 우테코의 코치님이신 준과 시지프께서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크루들을 위해 도움 요청 워크숍을 열어주셨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는 이 워크숍을 통해 정말 정말 존경하는 엄재웅(SkyDoves)님과 온라인 커피챗을 할 수 있었다. 오늘은 이 워크숍을 통해 내가 배운 도움을 요청하는 방법에 대해 소개해보겠다.
1단계 : 도움 요청에 대한 메타인지
도움 요청에 어떤 어려움을 겪고 있나요?
워크숍의 첫 단계는 ‘내가 왜 도움 요청을 어려워하는지’를 스스로 인식하는 것이었다.
- 나는 어떤 상황에서 도움 요청을 망설이는가?
- 그 이유는 무엇인가?
- 거절당할 것에 대한 두려움인지,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는 생각 때문인지
이 고민을 통해 도움 요청에 대한 나의 생각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진다. 단순히 “나는 도움 요청을 잘 못한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원인을 스스로 인식해 보는 과정이다.
2단계 : OX 퀴즈
두 번째 단계는 도움 요청에 대한 OX 퀴즈다. 이 퀴즈의 목적은 도움 요청에 대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이나 잘못된 믿음을 깨는 것이다. 워크숍에서 코치님은 이런 이야기를 해주셨다.
사람은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믿음이나 고정관념이 깨질 때, 변화가 더 잘 기억에 남고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 퀴즈는 절대적인 정답을 맞히는 문제가 아니다. 맞다, 틀리다를 선택하며 내가 도움 요청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연구 결과는 실제로 어떤 경향을 보이는지를 비교해보는 시간이다. 이를 통해 도움 요청에 대한 나의 생각을 근거 기반으로 점검해 보고 스스로 메타인지를 할 수 있다.

나는 특히 이 퀴즈에서 상대방이 바쁜 것 같다면 일정을 배려해 요청하지 않는 것이 당연히 배려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고 상대방이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친한 사람에게만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퀴즈에 대한 정답은 스포 방지를 위하 토글로 작성하겠다. 정답이 궁금한 사람은 아래 토글 버튼을 누르면 된다.
이 퀴즈 정답은 모두 x다
연구에 따르면 도움을 요청하는 사람은 상대방이 느낄 불편함을 실제보다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반대로 도움을 주는 입장에서는 생각보다 그 요청을 부담스럽게 느끼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다. 오히려 “왜 그때 더 빨리 말해주지 않았을까”라고 느끼는 경우도 많다고...
우리가 "배려"라는 이름으로 도움 요청을 포기하는 행동이 사실은 상대방이 누군가에게 기여하며 효능감을 느낄 기회 자체를 빼앗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또한 "시간 되시면 편하게 답장 주세요." 처럼 상대가 거절의 선택지를 넓게 주는 표현이 오히려 상대에게는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지만, 반대로 "이 일정이 어렵다면 어렵다고 말씀해 주셔도 괜찮아요."처럼 거절의 선택지가 명확할수록 상대는 더 편안하게 결정을 내릴 수 있다.
코치님께서 말씀해주신 한 일화에는 어떤 분께서 이직을 준비하며 『오브젝트』의 저자로 잘 알려진 조영호 님께 이력서 피드백을 직접 메일로 요청했다고 한다. 결과는 놀랍게도 실제로 피드백을 받을 수 있었다. 강의라면 높은 비용을 받을 수 있는 분이었지만 요청을 잘했기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심지어 코치님께서도 속독을 배우고 싶어 관련 분야에 능숙한 분께 직접 도움을 요청했고 몇 주간 시간을 내어 도움을 받았다고 하신다. 도움은 반드시 친하거나 가까운 사람에게만 요청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요청을 잘하면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많은 일이 가능해진다.
3단계 : 문제의 구체화
다음 단계는 자신이 요청하고 싶은 도움을 구체화한다.
- 내가 진짜 원하는게 무엇인가?
- 도움을 통해 어떤 상태가 되고 싶은지?
- 원하는 것을 이룸에 있어서 장애물은 무엇인지?

나는 최근 면접을 보면서 더 이상 최신 기술이라고 하는 것들 보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 내가 배운 것들을 더 깊이 있게 학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느꼈다. 하지만 그렇게 느끼면서도 다른 취준생들에 비해 내가 사용할 줄 아는 기술 스택이 적다고 느꼈다. 더불어 AI까지 빠른 속도로 발전하다 보니 학습의 방향성을 잡는 것에 있어서 많은 고민이 있었다.
4단계 : 인적 자원 지도 그리기
도움을 요청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누가 이 문제를 잘 도와줄 수 있을까"를 찾는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도움을 요청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누구에게 요청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고민 때문이다.
이 사람이 과연 나를 도와줄 수 있을까, 괜히 연락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범위는 훨씬 넓고, 또 기꺼이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어 하는 사람들도 생각보다 많다. 이를 인식하기 위해 "인적 자원 지도"를 그려보는 시간을 가졌다.

방법은 단순하다.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을 모두 떠올려보는 것이다. 이때 핵심은 친밀도에 따라 관계를 나누어 생각하는 것이다.
가장 가운데에는 가장 친밀한 관계가 위치한다. 가족이나 아주 가까운 친구처럼 내 문제를 충분히 이해하고 직접적으로 도와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그다음은 업무나 학습 관계다. 직접적으로 친하진 않지만 해당 분야에 대한 경험이나 지식을 가지고 있어 내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세 번째는 직접 해결해 주지는 않더라도 해결해 줄 사람을 알고 있을 것 같은 사람들이다. 이 사람은 문제의 정답을 주지 않을 수도 있지만 적절한 연결 고리를 만들어줄 수 있다. 이 분야에서 활동을 많이 하니까라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하다.
네 번째는 느슨한 관계다. 지인, 커뮤니티에서 알고 지내는 사람들, 혹은 가볍게 연락해 볼 수 있는 관계들이다.
마지막은 연결이 없는 사람들이다. 아예 모르는 사람이거나, 지인의 지인, 책의 저자, 유명한 전문가, 링크드인에서 발견한 사람 등이다. 직접적인 연결이 없다고 해서 제외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종종 이 사람은 나를 도와줄 수 없을 것 같다, 괜히 부담만 주는 것 아닐까 라며 스스로 가능성을 차단하곤 한다.
하지만 도움 요청과 관련해 우리는 상대방이 도와줄 가능성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처음엔 안 될 것 같다고 느껴지는 사람이라도 일단 후보군에 포함시켜보는 것이 중요하다. 도움 요청은 생각보다 훨씬 넓은 선택지 위에서 이루어질 수 있다. 그 가능성을 스스로 좁히지 않는 것이 도움 요청의 첫걸음이다.
이렇게 친밀도에 따라 가능한 모든 사람을 적어본 뒤 그중 한 명을 선택해 실제로 연락해 보는 것이 마지막 단계다.
지금까지 알아본 것 처럼 도움을 요청함에 있어서 "어떻게" 요청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에 코치님들께선 이를 좀 더 잘할 수 있도록 다음 템플릿을 제공해 주셨다.
안녕하세요, [상대방 이름] 님, 처음 뵙겠습니다. 저는 [소개] 입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 분께 연락하게 된 계기/경로]를 통해 [왜 이 분께 연락드렸는지: 역할·경험·관점]을 알게 되어 용기 내어 메시지 드리게 되었습니다.
현재 저는 [현재 상태/상황]에 있고, [도달하고 싶은 상태/결과]를 하고 싶습니다.
가능하시다면 [구체적인 요청 내용]에 대해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여쭙고 싶습니다.
혹시 일정이나 상황상 여건이 되지 않으신다면 거절해 주셔도 괜찮아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나는 메일을 통해 연락드렸고 3시간 만에 답장을 주시어 다음날 정말 감사하게도 50분 동안 온라인 커피챗을 할 수 있었다. 코치님께선 좋은 개발자의 역량 중 하나는 혼자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 하기보다 적절한 사람에게 질문하고 도움을 요청함으로써 더 빠르고 정확하게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능력이라고 하셨다. 이는 단순한 커뮤니케이션을 넘어 자신의 한계를 인식하고 팀의 지식과 경험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중요한 소프트 스킬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불가능하다고만 생각했던 행동을 실제로 해볼 수 있도록 용기와 방향을 제시해 주신 시지프와 준 코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바쁜 일정 속에서도 시간을 내어 이야기를 나눠주시고 이 경험을 글로 남기는 것까지 허락해 주신 재웅 님께도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이 글이 과거의 저처럼 도움 요청을 망설이고 있는 누군가에게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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