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테크코스 안드로이드 레벨 3 회고 - 우테코를 그만 해야할까 ?

2025. 8. 31. 14:20·우아한테크코스

이든 작가의 작품

그동안 레벨을 마칠 때마다 "이번 레벨이 가장 힘들었다"라고 생각해 왔다. 역시나 이번 레벨도 다시금 똑같은 생각이 들게 했는데, 이번엔 조금 이 생각의 결이 많이 달랐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우테코를 그만 둘 생각을 했다. 아마 이번 회고는 다소 어두운 글이 될 것 같아서 회고를 쓰더라도 글을 공개할지 고민을 많이 했는데 조금 더 용기를 내보려 한다.

 

레벨 3의 시작은 팀 프로젝트 빌딩이었는데 팀에 따라서 잠실 캠퍼스와 선릉 캠퍼스로 팀이 나뉘는 시스템이다.  레벨2 회고에서 말한 것처럼 일련의 힘듦을 겪는 과정에서 나의 우테코 생활에 있어 가장 큰 버팀목이 돼주는 친구들이 있었고, 그 외에도 가장 가깝게 지냈던 만난 연극조 팀원들이 있었다. 그렇다 보니 이 중 한 명이라도 같은 캠퍼스가 되길 간절히 빌었는데 나 혼자 잠실 캠퍼스에 찢어지게 되는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일어났다. 

 

돌이킬 수 없는 일이기에 나는 이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새로운 팀원들과 새로운 인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의 팀원들은 정말 하나같이 내가 부족하다고 생각될 정도로 열정적이고 좋은 사람들이었다.

 

이번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가장 연습해보고 싶었던 부분이 바로 문서화였는데, 문서화의 달인이라고 할 정도로 문서를 잘 정리해 주는 팀원이 있어 내가 목표했던 바를 차고 넘치게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안드로이드 경험이 전혀 없는 백엔드임에도 내가 구글 로그인으로 헤매고 있을 때 심지어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먼저 슬랙으로 방법을 제시해 주던 팀원덕에 도저히 방법을 찾지 못해 포기하려고 했던 구글 로그인도 성공시킬 수 있었다.

 

이 경험이 이번 프로젝트에 있어 나에게 가장 큰 느낌표를 던저주었는데, 벡엔드 안드로이드 분야를 가리지 않고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열정이 진정으로 우리가 한 팀임을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이렇게만 보면 사실 사람에 대한 걱정을 하는 나에게 전혀 문제 될 것이 없어 보인다. 사실 내가 생각해도 그렇다. 누군가는 팀원들 때문에 상처받고, 힘들어하는데 나는 이렇게 좋은 사람들을 두고 아주 배가 부른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는 오히려 이 것들이 오히려 나를 힘들게 만들었다. 레벨 3엔 사람들이 너무 보고 싶어서 6시에 끝나고 칼같이 선릉으로 달려갔다. 그렇게 하도 가다 보니 우스갯소리로 선릉 사람들 한태 또토(또 페토) 왔다는 말을 들을 정도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모두가 점점 프로젝트 때문에 바빠지다 보니 괜히 내가 가서 방해가 되는게 아닐까 점점 눈치를 보게 되었고 점점 선릉에 가는 시간을 의식적으로 줄여나갔다. 

 

선릉에 가는 빈도가 줄어들수록 그에 비례해 정신적인 어려움이 점점 커져갔다. 가장 힘들었던 점은 다른 사람들은 연인이든 친한 친구든 모두 같은 캠퍼스에서 함께 지내는데, 나만 유독 잠실에 홀로 떨어져 있다는 느낌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잠실에 있는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었다. 같이 잠실에 배정된 다른 안드로이드 크루들도 정말 좋은 사람도 많고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리고 새롭게 만난 우리 팀 벡엔드 크루분들 또한 모두 너무나 좋은 사람들이었다. 그렇기에 내가 힘들어하는 것도 좋은 사람들과 새로운 인연을 맺어서 적응해 나가면 해결될 문제였다.

 

하지만 나는 스스로 답을 알고 있음에도 그렇게 하지 못했다.

 

문제의 원인도 알고, 해결법도 너무 잘 알고 있음에도 스스로 안에 갇혀 해결하지 못하는 나 자신을 보고 처음엔 단순히 사람에 대한 그리움에 대한 힘듦에서 점점 나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껴졌다. 그렇다 보니 선릉에선 영광스러운 안드로이드 대표 지박령으로 선정될 정도로 집을 안 갔는데 점점 칼퇴하는 시간이 많아졌다.

 

다행히 이런 생각들도 프로젝트가 점점 바빠지니 자연스럽게 적응되게 되었지만 또 다른 문제로 인해 우테코에서 제시하는 방향에 대해 의심하게 되었다. 내가 생각하는 레벨 3의 학습 목표는 레벨 1,2에서 배운 것들을 기반해 프로젝트 통해 "찐한 협업"을 하는 것이었다. 물론 레벨 1,2에서 배운 것 외에도 기술 검토를 통해 코치님들을 설득하면 사용할 수 있지만 화면을 만드는데 필요한 라이브러리(ViewPager) 같은 것들을 제외하곤 모두 지난 레벨에서 배운 것들을 사용하려 했다.

 

이렇게 정한 이유는 프로젝트에서 사용하는 기술을 모든 팀원들이 이해할 수 있어야만 모두가 프로젝트에 대한 같은 이해와 오너십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다. 또한 리뷰어이신 두루의 가르침 덕에 좋은 코드는 화려하고 어려운 기술을 쓴 코드가 아니라 같이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동료들이 이해하기 쉬운 것이란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자의와 타의에 의해 만들어진 기술적 제약들이 취업이라는 나의 최종 목표에 과연 맞을까라는 의심이 들었다. 회사에 지원하기 위해선 최소한 회사가 필요로 하는 기술 스택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하는데 내가 생각하기에 그동안 레벨 1,2에서 배운 것들로는 그 요건들을 충족하기에 턱없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다. 그렇다면 기술적인 것을 떠나서 내가 레벨 3에서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 고민해 봤을 때, 남은건 "찐한 협업"에 대한 경험이었다. 

 

찐한 협업을 경험하는 것도 분명 나에게 큰 성장을 만들어주는 매개체라는 것에는 당연 한치의 의심도 없다. 하지만 이런 경험은 실제로 회사에 들어가면 질리도록 할 수 있는 게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다른 안드로이드 팀을 보면서 부럽다는 생각을 정말 많이했다. 다른 팀들을 볼 때면 항상 안드로이드 팀원들끼리 똘똘 뭉쳐서 "함께" 한다는 느낌이 강했는데, 나의 팀은 그런 느낌보다는 각각 개인적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된 만큼 스스로 팀을 이끌어 갔으면 됐을 수도 있는데 그러지 못했다.

 

그 이유는 그 동안 두 번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모두 팀 리더를 맡았었는데, 이로 인해 리더의 역할에 다소 지쳐있었기 때문에 이번 프로젝트에서는 리더보다 팔로워, 또는 같은 시선에 서고 싶었다. 하지만 부득이하게 이번 프로젝트에서도 안드로이드 파트에선 내가 비교적 경험이 있었기에 정식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의 리딩을 하게 되었다.

 

내 마음가짐 때문일까? 무언가 이번 팀에선 이전과 같은 리딩을 할 수 없었다.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보아온 팀원들 개개인의 성향 때문에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주장을 하기도 어려웠다. 물론, 팀원분들도 더 다양한 기술을 사용해보고 싶으셨을 수도 있었을 거다. 그렇다면 그에 동반되는 러닝 커브에 대한 선을 어디까지로 정해야 프로젝트에 진행에 영향을 주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깊어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해 결국 이야기를 꺼내지 못했다.

 

그래서 이런 고민들로 인해 내가 이 프로젝트를 통해 무엇을 얻어갈 수 있을까라는 의심이 점점 강해져 갔다.

 

또한 우테코에서 제시하는 프로젝트의 방향에서도 정말 큰 의심이 들었다. 레벨 3동안 짧게는 1주, 길게는 2주 동안 스프린트 계획을 세우고 데모데이를 통해 코치님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수정하거나 Usability Test를 통해 사용자의 피드백을 받아 점차 기능을 개선해 나간다.

하지만 이 과정이 매우 짧은 주기에 반복됨에 따라 기획 회의는 점차 늘어났고 워터폴 방식으로 진행하던 그동안과는 다르게 애자일 하게 계속해서 변경되는 프로덕트에 깊은 애정을 담기가 어려워졌다.

 

이러한 일련의 이유들로 우테코에서 계속 학습하는 것 보다 가능한 빠르게 취업할 수 있는 곳을 찾아 연차를 쌓는 게 더 나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특히 최근 취업 시장에서 신입을 뽑는 곳이 기하급수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상황을 생각하면, 오히려 경력을 최대한 빨리 쌓는 게 현실적으로 더 좋은 선택 아닐까라는 생각이 크게 들어 결국 취업을 이유로 중도 하차를 고민하기도 했다.

 

고민이 깊어지던 찰나, 마침 레아께서 잠실에 오셔서 번개 원온원을 하게 되었고 그 자리에서 이 고민을 나눌 수 있었다. 레아께서는 실무에서 직접 경험하신 이야기들을 해주셨는데, 감사하게도 너무 몰입하신 나머지 열변을 토해주셨다. 덕분에 내가 기술적인 성장에 대해 품고 있던 고민들이 많이 해소되었고, 그중 특히 마음속 깊이 남았던 이야기는 “Hilt를 쓸 줄 아는데 DIP를 모르는 사람”에 관한 면접 일화였다.

 

레아는 이런 사람들을 보면 화가 난다고까지 하셨는데 🤣 레아의 말씀을 이해한 바로는, 최근 인기 있는 클린 아키텍처나 Hilt 같은 기술들을 단순히 ‘남들이 다 쓰니까’, 혹은 ‘어려워 보이고 멋있어 보이니까’ 쓰는 게 아니라, 주어진 문제를 정확히 해결하기 위한 도구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었다.

 

또한 기업이 진정으로 필요로 하는 사람은 단순히 간지나는 기술을 다룰 줄 아는 사람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서도 주어진 문제를 정확하게 해결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는 점을 강조하셨다.

 

이런 말씀을 듣고 나니 우테코가 왜 이런 기술적 제약을 두는지에 대한 의심과 기술적 성장에 대한 갈증은 말끔히 해소되었고 남은 기간 레벨 3를 보내면서 오로지 나에게 주어진 문제를 해결하는데 집중할 수 있었다. 또한 최종 런칭 데이에서 좋은 평가를 받게 되어 그동안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개선해 나가는 애자일한 방식이 옳았음을 깨닫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기술적 성장에 대한 갈증, 우테코에서 제시하는 방향성의 대한 의심 모두 말끔히 해소되었고 처음으로 기술적이지 않은 새로운 방향으로 성장한 나 자신을 느끼게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사람에 대한 갈증은 완벽히 해소하지 못한 것 같다. 레벨4도 여전히 내게 기둥이 되어주던 사람들과 떨어져 지내게 되니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문제 해결 방법은 단순하다. 그냥 잡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바쁘게 살 생각이다. 실제로 런칭데이를 앞둔 2주동안 평일엔 아마 5일을 다 합쳐도 24시간을 못 잤던 것 같다. 배포의 저주라고 했던가, 런칭 데이 당일에 온갖 버그들이 난무해 오전 행사에 참여하지 못하고 페어룸에 콕 박혀서 기능 수정에 몰두했다. 

 

그러다가 정말 신기한 경험을 했는데, 머리가 제발 그만하라고 소리치는 느낌이었다. 우테코를 하면서 36시간을 안잔적도 있었고 이외에도 비슷하게 나를 갈아 넣은적이 많았는데 이렇게까지 심하게 더 이상 못하겠다는 느낌이 드는건 처음이었다. 그래서 버그 수정을 중단하고 점심시간에 잠시 휴식을 취했는데 런칭 중간에 도저히 버틸 수 없을 만큼 피로도가 몰려와 빈백에 잠시 후퇴했었다. 런칭 데이를 이끌어준 팀원들에게 정말 감사하고 미안하다.

이든 작가의 작품 22

방학엔 감자 스터디 크루들과 속초 여행을 떠났다. 혼자 북유럽이나 국내 여행을 자주 다닐정도로 여행을 정말 좋아하고 여행이 나의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이었는데, 안드로이드를 공부하기 시작한 작년부터 시간과 금전적인 여유가 없어 1년 반이 넘게 여행 다운 여행을 가지 못했다.

 

이번에도 금전적이 부담이 너무 커서 고민을 정말 많이 했는데 그 동안 받아온 피로와 스트레스를 한 번은 꼭 해소해야 할 것 같아 좀 무리해서 다녀왔는데 정말 너무 재미있었다. 사실 진짜 목적은 바다 보면서 이력서 쓰기 전지 훈련이었는데 역시나 이력서는 뒷전이었지만 그 덕에 컨텐츠가 끊이질 않아 너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크루들과 이야기를 나눴던 이야기중에 나와 비슷한 고민을 이야기한 크루가 있어 여행이 끝나고 집에 와서도 다시금 고민을 많이 해봤다. 나도 나보다 훨씬 개발을 좋아하고 미친듯한 열정을 쏟아붓는 사람들에 비해 나 자신이 너무나 초라하게 느껴진 적이 있었다. 나는 다른 사람들의 깃허브를 염탐하는 것을 좋아해서 많은 사람들의 깃허브나 기술 블로그를 둘러봤었다.

 

그럴 때 마다 같은 취준생의 입장에서 내가 못하는 것들을 해내는 것들을 보고 나는 언제쯤 성장하지, 언제쯤 저런 멋진 것들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상대적 박탈감이든 적도 많았었다. 이런 감정들 때문에 종종 내가 이 길이 맞는지 의심할 때도 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이런 생각들이 사라지게 되었다.

 

특별한 방법을 쓴것도 아니다. 그냥 그 사람들은 그 사람들이고 나는 꾸준히 이 길을 걸어가는 것만이 답이란 걸 나도 모르게 자연스레 깨닫게 되었다. 내가 다른 사람들보다 덜 열정적이어서, 개발을 덜 좋아해서 같은 이유로 이 길을 포기하기엔 나는 개발이란 문화를 너무나 사랑한다. 회고에서 표현한 것처럼 대문자 I 성향이 강하지만 막상 개발 커뮤니티 같은데서는 처음 본 사람들과도 잘 이야기하고 무엇보다 개발을 주제로 한 네트워킹을 너무나 좋아한다. 

 

아마 그래서 개발을 더 좋아하는걸지도 ? 스스로가 신기할 정도로 전혀 다른 나를 발견할 수 있었으니까!

 

마지막으로 이번 방학은 짧지만 가장 바쁘게 보냈던 것 같다. 이력서와 프로젝트 리팩토링을 진행했는데, 일전에 진행했던 프로젝트의 코드를 보니 정말 난리도 이런 난리가 아니었다. 그래서 코드 정리가 시급하다고 느껴 리팩토링을 진행했는데 그렇게 애정을 담고 미친 듯이 했던 프로젝트임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지나고 나니 기억이 정말 가물 가물 하더라... 

 

다행히 작업을 좀 진행하다 보니 기억이 되살아나 더 나은 코드를 작성하게 되었다(아마도...?) 무엇보다 우테코 내에서 사용하지 않던 기술들을 사용하니까 너무 재미있더라. 역시 나는 개발이 좋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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